[운동] 고관절을 다쳤다

2026.02.02#

데드리프트 PR을 190kg에서 195kg로 갱신했던 날이다.
그날은 유난히 데드가 잘 됐다. 180kg을 들 때도 160kg처럼 가볍게 느껴졌고, 힙힌지를 걸었을 때 고관절이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이 들었다. 190kg도 수월하게 올라가서, 195kg을 시도하기 전에는 ‘오늘 200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190에서 바로 200을 도전했더라면, 정말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감각이 좋았던 날이었다.

운동이 너무 잘 되는 날은 늘 불안하다.#

꼭 이런 날엔 뭔가가 터진다.

데드를 모두 마치고 정수기 앞에서 물을 마셨다.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느낌으로 오른쪽 고관절을 바깥쪽으로 돌렸는데, 그 순간 ‘뚝’ 하는 소리가 났다.

그날 이후로 오른쪽 고관절이 맛이 갔다.#

허벅지가 배에 붙는 동작을 하면 통증이 어마어마하다. 일상에서는 바닥에 앉거나 욕실 의자에 앉을 때 그 고통이 찾아온다. 고관절에 번개가 꽂히는 느낌이랄까.

통증이 시작되면 몸이 부르르 떨리고 식은땀이 난다. 몇 초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처음 아팠을 때보다는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나름의 요령이 생겨서, 특정한 자세로 조심히 움직이면 번개 같은 통증은 피할 수 있다. 그래도 방심하고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다 보면 하루에 몇 번은 그 고통을 다시 느낀다.

육아할 때가 특히 힘들다.#

아이들 씻길 때 낮은 욕실 의자에 앉아야 하는데, 앉는 것부터가 고역이다. 안 아프게 앉으려면 세면대를 붙잡고 아주 천천히 몸을 내려야 한다.

앉고 나면 오른쪽 무릎이 바닥에 닿을 것처럼 바깥으로 돌아가 있다. 이걸 억지로 왼쪽 무릎 쪽으로 붙여야 한다. 이 과정도 아프다. 하지만 이렇게 해두지 않으면 아까 말한 번개 같은 통증이 찾아온다. 그리고 이 통증은 번개 맞는 느낌에 비하면 100배는 덜 아프다.

운동하면서 고관절이 아픈 것은 처음이다.#

허리나 무릎은 아파본 적이 있지만, 고관절은 처음이다. 고관절이 아프니 스쿼트와 데드리프트가 모두 걸린다. 스쿼트는 억지로 하면 어느 정도는 되지만, 데드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통증은 여전하다.#

정형외과에서 X-ray를 찍었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일단 물리치료와 충격파 치료를 해보고, 호전되지 않으면 MRI를 찍어보자고 했다.

3대 500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20kg를 남겨둔 채로 멈춰버렸다.

아파본 적도 없는 부위라 회복 시점이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아픈 곳 없이 운동하던 시기가 그립다.

부상 이후 PR 갱신은 멈췄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벤치프레스 PR을 갱신했다.
이러다 3대 500을 벤치만 갱신해서 찍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통증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