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PS 스토리 (1부)

처음 제목을 “2026, 요즘 PS에 대한 나의 생각"으로 짓고, 그런 얘기를 하려다가 히스토리부터 얘기하기 시작해서 제목을 변경했다. 어쨌든 마지막에는 요즘에도 PS를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PS(Problem Solving)의 시작#

2009년, 대학을 첫 입학해서 C언어로 프로그래밍에 처음 입문했다. 그 이후 2015년이 될 때까지 나는 PS라는걸 접해본적이 없었다.

2015년, 군대 포함해서 4년간의 휴학기간을 마치고 대학교 3학년으로 복학했다. 그리고 그 해 2학기쯤에 PS에 대해 처음 알게되었다. 그 당시 랩실에 호기심을 갖고 기웃기웃하고 있었는데, 학부연구생으로 있었던 후배 하나가 게임보다 재밌다며 PS를 소개해줬다.

처음 접했을 때 뭔가 “이거다!”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동안 내 전공분야인 전산학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실력은 어디에 있는걸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 당시에도 자고 일어나면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기술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는데, 내가 오늘 10만큼 공부했다면 하루에도 1000만큼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면 나는 이 분야에 어떻게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내가 공부하는 속도보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속도가 더 빠른데 말이다.

그런데 처음 접한 PS는 “야, 이게 다야! 전산학의 실력은 남이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에 있지 않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PS를 접하면 접할수록 그동안의 내 사고방식이 수학적 사고에만 머물러 있고, 전산학적 사고라는 것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그동안 RPG 게임에서 내가 다니던 여러 마을이나 던전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비밀의 통로를 발견하고 지금까지 접했던 맵의 영역보다 훨씬 더 큰 세계가 존재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게는 PS가 그만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잘하고 싶었다.#

2016년, 대학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겨울 방학, 나는 백준 오프라인 강의를 신청했다. 이제는 너무 오래전 기억이라 수강료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다. 강의 신청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대학교 4학년인데 이런 기초 알고리즘 강의가 너무 쉽지는 않을까? 이게 내 수준에 맞는 강의일까? 이런 고민들이었다. 하지만 바로 첫 수업에서 “아.. 우물안 개구리가 이런거구나”라는 충격을 받았다. 대학교를 3년간 다녔지만, 난 전공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는 그런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

열심히 했다.#

강의를 듣는 동안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문제를 푸는 사람은 없었고, 나보다 늦게까지 문제를 푸는 사람도 없었고, 그날 하루 나보다 문제를 많이 푸는 사람도 없었다. 하루 온종일 문제푸는 생각만 했다. 이렇게 PS에 미치니 꿈에서도 문제를 풀었고, 실제로 눈뜨자마자 꿈에서 풀던 문제를 코드로 옮겨적은 일도 있었다. 샤워할때나 밥먹을때도 내 생각은 온통 알고리즘 문제 뿐이었다.

하지만 난 바보중에서도 최고 바보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실력이 오르질 않았다. 그 당시 강의듣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스터디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를 시전했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끼리 같이 공부도 하고 이후 다른 백준 강의나 캠프에도 여러번 참여했는데 거기서 내가 제일 못했다.

남들 취업준비하는 대학교 4학년 시기에 난 PS에 올인했다. 그 해 여름방학이 되자, acm-icpc 대회에 같이 나갈 사람을 구해서 열심히 종만북 문제를 풀었다. 1권은 거의 skip하고 2권만 여름방학 동안 다 봤고, 2권 문제도 다 풀었다.

그리고 대망의 acm-icpc 예선에서… 나는 탈락했다.#

1년 가까이 내 전부를 쏟아부은 대회 준비였는데, 본선도 못가보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멘탈이 완전 나갔었다. 그 이전에 편입준비하면서 안됐던 것까지 포함해서 더 큰 절망의 늪에 빠져버렸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도 아니었다. 우주의 먼지보다도 더 쓸모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